Introduction 

전시 서문

글_김규원


오늘날 우리는 다양한 대상들과 마주하고, 관계를 맺으며 살아간다. 그러한 만남들은 언제나 조화롭지 않다. 매 순간 만남은 우리에게 기대, 설렘을 주지만 동시에 긴장감, 떨림, 낯섦 등을 남기기도 한다. 그러한 관계 맺기, 유지는 ‘신뢰’에 기반을 둔다. 이 신뢰는 고정된 상태가 아니라, 불확실함 속에서 서로가 감응하고 흔들리는 과정 중에 끊임없이 생성되고 조율되는 현상이다.

 이러한 만남 속에 이뤄지는 다양한 종류의 감응은 우리의 몸에 흔적을 남기고, 때로는 그것이 신뢰의 감각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와 같은 신뢰의 감각은 생명체를 넘어 사회 현상과 기술, 인공지능과의 관계에서도 요청된다. 점점 더 많은 기술적 타자들이 우리의 삶에 스며들며, 우리는 그들과도 어떤 방식으로든 감응하고, 때론 교감한다고 느끼며, 그로부터 실제적인 영향을 받기도 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스스로에게 묻는다. “나는 무엇을 감각하고, 무엇에 감각당하고 있는가?”. 이 질문은 신뢰를 일방적 결단이 아닌, 관계 속에서 끊임없이 흔들리고 재구성되는 리듬으로 사유하게 만든다. 신뢰는 일회적인 판단에 그치지 않고, 기억 속에 축적되어 관계의 방향을 바꾸기도 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러한 신뢰를 중심으로 감응의 흐름을 살펴보고, 더 나아가 모두가 그 흐름 속에서 스스로의 감각을 재조율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